눈 소식이 이어지면서 계절은 본격적으로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날씨가 춥다고 웅크리기 시작하면 몸은 점점 굳어간다. 이럴 때 가까운 산을 찾아 몸을 풀면서 체력을 다져보면 어떨까.

성남시계 종주코스는 이런 용도로 제격이다. 능선이 완만해 가볍게 오르기에도 좋은데다 코스 길이가 제법 돼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일주를 하는데도 손색이 없다. 특히 서울 근교의 다른 산들과 달리 바위가 거의 없고 낙엽이 깔린 흙산이라 가족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다. 능선을 따라 걷는 만큼 눈요기 할 것도 많은 편이다.

성남시계 동쪽 종주코스는 구미동에서 시작해 불곡산-영장산-왕기봉-남한산성을 지나 태평동에 이르는 약40Km 구간. 서울이나 성남 쪽에서 많이 오르는 남한산성과 분당에서 주로 이용하는 영장산(맹산)·불곡산을 하나로 엮어 종주코스로 만든 것이다.

그런 만큼 부담이 된다면 구간을 나눠서 다녀도 좋다. 구간은 크게 구미동-태재, 태재-갈마터널, 갈마터널-남한산성 남문, 남한산성 남문-산성역(또는 태평동 건우아파트) 등으로 나뉜다.

오리역에서 구미초등학교를 지나 석촌공원 사잇길로 가면 불곡산 삼림욕장 입구가 보인다. 조금 뒤 성남과 죽전을 잇는 떡봉고개를 지나면 오르막길이 나온다. 성남과 죽전을 연결하는 또 다른 고개인 휘남에고개를 거쳐 생태사진학습장으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소요시간은 35~40분 정도.

동쪽으로 오던 길을 북쪽으로 틀어 부천당고개를 지나 35분 정도 가면 1차 목표지점인 불곡산 정상에 이른다.

지도에는 해발 355m로 나와 있지만 정상의 돌에는 312.9m라고 적혀있다. 불곡산 서쪽으로는 토지공사 방향에서 올라오는 길도 있다.

서쪽 분당과 판교개발의 현장을 보면서 나가면 체력단련시설이 갖춰진 형제봉(285.5m)이 나오고 태재까지 아주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불곡산에서 태재까지는 30분 정도 소요.

태재 옛길을 따라 동쪽으로 100m 정도 가면 태재4거리가 나온다. 4거리를 건너 북쪽 산소 쪽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골프연습장 뒤로 등산로로 이어진다. 이 쪽 길이 싫다면 동쪽에 보이는 현대모닝사이드 아파트단지 옆길로 올라가도 된다.

태재를 지나 왼쪽 율동저수지를 내려다보며 걸으면 길은 봉적골고개 새마을고개 율동뒤능선 등을 거쳐 강남300 골프장이 있는 일곱삼거리(해발 348m)로 이어진다. 이 구간은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 평탄한 흙길인데다 제법 넓기 때문에 속도를 내고 싶다면 달려도 좋다.

우측에 보이는 문형산(497m)을 뒤로 하고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곧은골고개(분당과 광주시 직동을 연결하던 옛길)와 새마을연수원에서 올라오는 길이 합쳐지는 거북터가 연이어 나타난다. 거북터에서 맹산이라고도 부르는 영장산(413.5m)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을 만들어놓았을 만큼 제법 가파르다. 태재에서 영장산까지 1시간 50분 정도 소요.

영장산 북쪽도 경사가 심하다. 위쪽은 밧줄을 매어 놓았지만 아래쪽은 그나마도 없어 눈이 쌓였을 땐 조심에 조심을 해야 한다. 이곳부터는 등산객도 별로 많지 않다. 야탑동 남서울공원묘지를 지나 30분쯤 가면 도촌동 택지개발지구 쪽 모리아산 기도원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직진해 성남 공단과 구시가지를 바라보며 30분 정도 가면 3번국도가 지나는 갈마치에 도달한다.

갈마치 옛길은 차도 거의 없어 한적하다. 이곳을 지나 오르막길을 가다 보면 지나치면 서운한 보물이 나타난다. 다름 아닌 소나무 두 그루가 하나로 합쳐진 연리목이다.

연리목을 지나 작은 봉우리에 오르면 길은 두 갈래로 갈린다. 직진하는 게 능선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쪽으로 가야 성남공단과 광주를 잇는 이배재로 갈 수 있다. 왕복2차선인 이배재는 차량이 제법 많아 주의해서 건너야 한다.

이배재를 지나 왕기봉(해발 500m)까지 이르는 길은 땀을 빼야 할 만큼 가파르다. 왕기봉 동쪽에는 테라스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사진을 찍거나 잠시 쉬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에서 불당리로 내려가지 말고 10여분을 곧장 가면 몇 개의 약수터가 잇달아 나온다. 앞쪽 약수터에는 만수천(萬壽泉)이라고 씌어 있다. 바로 뒤가 성남 검단산(542m)이다.

검단산 정상부에는 군사시설이 있어 동쪽 시멘트 길을 잠시 걷거나 서쪽 삼림욕장 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검단산에서 35분 정도를 가면 남한산성의 남문인 지화문(至和門)에 도달한다. 이곳에서 바로 서쪽으로 내려가면 남한산성유원지. 종주코스는 백련사에서 남문매표소로 올라가 길을 건너 논골 쪽으로 가야 한다. 보통은 수어장대 바로 밑 암문에서 나와 성벽 길을 타고 남문매표소로 간다.

남문매표소에서 산성역까지 등산로는 순환도로를 따라 간다. 북쪽으로 성남CC와 잠실일대를 내려다보고, 서남쪽으로 성남 시가지를 보면서 내려오는 길은 계절에 관계없이 절경이다.

산성역에 이르기 전 민속마을 닭죽촌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또 산성역 4거리를 건너 또 다른 영장산을 지나 태평동 경원대 뒤까지 산행을 연장할 수도 있다. 남문에서 경원대 뒤까지는 오르는데 3시간, 내려가는데 2시간 정도가 걸린다.

남한산성 수어장대 밑 암문이나 서문 연주봉옹성에서 거여·마천동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짧아 오르는데 40분, 내려가는데 30분이면 된다.

■ 가는 방법

산성역에서 오르거나 구미동에서 출발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경우에 따라 마천동 성불사나 하남시 광암정수장에서 오를 수도 있다. 구미동 출발점은 분당선 오리역에서 무지개마을 구미초등학교 뒤로 가면 된다. 산성역은 지하철 8호선을 타면 갈 수 있다.

중간지점인 태재는 1500, 1500-2번 광역버스나 잠실 모란 등에서 광주로 가는 119번 버스를,. 이배재는 모란시장에서 3-3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맛집

산성역 인근 논골민속마을이나 남한산성 일대에 많다. 검단산 주위에는 막걸리와 두부 파전 등을 파는 노점이 있다. 이배재나 갈마치에는 먹을 곳이 없으며 태재에 제법 이름난 맛집이 많다.

태재를 지나 왕기봉에 이르기까지 샘이 거의 없다. 중간에 물을 얻으려면 새마을고개에서 분당 율동저수지 쪽으로 100m 정도 내려와야 하므로 물병을 지참하는 게 좋다.

Posted by Dun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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