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올해도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또 한 해가 저무는 아쉬움과 연말의 들뜬 분위기가 뒤섞인 요즘, 여행으로 한 해를 정리하는 건 어떨까. 바닷가에서 캐럴을 들으며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거나 눈 쌓인 숲길을 거닐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 봐도 괜찮다.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 기행을 떠나거나 친구들과 와인을 맛보러 가는 것도 좋다. 한국관광공사는 연말연시에 가면 좋을 만한 여행지 5곳을 선정했다.

# 성탄절에 가보는 최초 성경 전래지, 충남 서천

서천은 이맘때 잘 어울린다. 마량포구 안에 한국 최초 성경 전래지가 있어서다. 꼭 크리스천이 아니어도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의미 있는 여행지다. 1816년 영국 해군의 머리 맥스웰과 바실 홀 대령이 각각 리라호와 알케스트호를 타고 우리나라 서해안을 탐사하던 중 이곳에 정박, 마량진 첨사 조대복에게 성경책을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서천에는 일몰과 일출 명소가 많다. 마량포구 일대는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 군 내에서 하루를 묵으면 좋다. 인근에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로 유명해진 신성리 갈대밭이 있다. 5만㎡의 갈대숲이 장관을 이룬다. 서천군청 문화관광과 (041)950-4018

◇여행 코스: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 나들목∼마량포구 한국 최초 성경전래지 기념비 답사와 일몰 감상∼숙박∼일출 감상∼서천 해양박물관∼금강 철새탐조대∼한산 모시관∼신성리 갈대밭.

# 캐럴 들으며 겨울바다를 달리자, 전북 부안

겨울의 변산은 그 느낌이 다르다. 눈 쌓인 내소사와 호젓한 겨울바다는 포근하게 여행객을 감싸 준다. 특히 30번 국도를 따라가는 해안 드라이브는 변산의 비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다. 30번 국도는 새만금 방조제와 변산 해수욕장을 거쳐 격포·모항·곰소항으로 이어진다.


영상테마파크는 사극 마니아라면 빼놓을 수 없는 곳.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영화 ‘왕의 남자’가 촬영됐고 지금은 한창 인기몰이 중인 ‘이산’을 찍고 있다.

내소사도 꼭 들러야 할 명소다. 특히 매표소 입구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이 인상적이다. 눈이라도 내리면 마치 눈의 나라로 들어가는 터널처럼 황홀한 자태를 뽐낸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208.

◇여행 코스:서해안고속도로 줄포 나들목∼곰소항∼내소사∼모항 해변∼영상 테마파크 ∼채석강.

# 눈 쌓인 메타세쿼이아 숲길, 대전

대전시 서구에 있는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울창한 곳이다. 한겨울 하늘로 곧게 솟은 메타세쿼이아 숲은 북유럽의 어느 지방을 연상시킬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걷기 좋게 잘 나 있는 숲길은 산책의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아이들과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박물관들을 찾아보자. 대전은 과학기술의 메카답게 과학 관련 박물관이 많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우리 나라의 과학수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과학기술의 전당이다. 엑스포과학공원, 지질박물관, 대전시민천문대, 화폐박물관 등도 아이들의 체험학습에 좋은 곳이다. 유성온천에서 온천욕으로 여행의 피로를 씻는 것도 잊지 말자. 대전광역시청 관광문화재과 (042)600-2433

◇여행 코스:장태산 자연휴양림∼뿌리공원∼국립 중앙과학관∼화폐박물관∼지질박물관∼대전 선사박물관∼유성온천.

# 춘향이와 치즈가 만났다, 전북 임실과 남원


사랑을 테마로 한 여행지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남원이다. 사랑의 계절인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아 춘향의 고장 남원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우선 춘향과 이몽룡이 만나 사랑을 맺은 광한루원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오작교를 배경으로 사진찍는 연인들이 많다. 인근의 춘향 테마파크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세트장과 춘향과 몽룡이 첫날밤을 보낸 부용당, 월매집 등을 볼 수 있다. 춘향의 옥중 생활을 재현한 옥사정, 춘향전 미니어처 등도 방문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청정환경을 자랑하는 임실은 치즈 생산지로 유명하다. 치즈마을에 가면 치즈만들기, 송아지 우유 먹이기 등 각종 낙농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인근에는 인공호수 옥정호가 있다. 남원시청 문화관광과 (063)620-6150, 임실군청 문화관광과 (063)640-2540.

◇여행 코스:광한루원∼춘향 테마파크∼실상사 답사∼만인의총 답사∼숙박∼임실 옥정호 물안개 감상∼치즈 만들기 체험.

# 이국적인 와인터널서 와인 한잔, 경북 청도

와인 마니아라면 가볼 만한 여행지다. 이 지역 특산품인 감 와인은 2005년 부산 에이펙(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만찬주로 선정돼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바로 와인 터널.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에 (주)청도와인이 사용 중인 와인터널이 있다. 대한제국 말기 경부선 철도용으로 뚫었다가 방치된 터널을 개조한 것. 붉은 벽돌로 만든 1.1㎞ 정도의 터널이 산속으로 이어진다.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돼 와인 숙성고로 안성맞춤이다. 현재 10만병의 와인이 숙성되고 있다. 와인터널 입구에는 시음장이 마련돼 있다. 시음 체험은 연중무휴. 청도군청 문화관광과 (054)370-2372, (주)청도와인 (054)371-1100.

◇여행 코스:청도 와인터널 구경∼감 와인 시음∼석빙고 또는 운강고택 답사∼운문사 답사∼용암온천 온천욕.


Posted by Dun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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