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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17 겨울 포구 여행지 정보
영덕 해맞이길

위쪽 전국을 통틀어 이처럼 멋진 풍력 발전기를 볼 수 있는 곳은 단 세 군데뿐이다. 대관령과 제주도 그리고 바로 7번 국도의 영덕 해맞이길이다.

추억의 포구, 남애항

삼척의 초곡항, 강릉의 심곡항과 더불어 강원도 3대 미항으로 손꼽혔던 남애항은 이제 더 이상 미항이 아니다. 작고 아름다웠던 미항에 시멘트를 붓고 콘크리트로 벽을 올려 그 몰골이 소름 끼칠 정도다. 과거 남애항은 항아리처럼 움푹 팬 모습의 아담한 항구였다.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영화 <고래사냥>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 미항은 영화의 대미를 아름답게장식했었다. 2년 전, 마지막으로 찾았을 때만 하더라도 남애항은 미항의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옛 모습은 차취를 감추고 말았다.

미항은 사라졌지만 미항을 따라 새롭게 뚫린 해안도로는 아름답다. 이 해안도로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서쪽 하늘로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해안도로의 풍경은 마치 ‘피시 만즈’(일본의 인디 밴드)의 몽환적인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한다.

check point>> 커다란 방파제 끝에 있는 하얀 등대는 베스트 포토 존이다.

사람도 배도 하룻밤 묵는 포구, 묵호항

묵호항에 가면 언제나 방을 잡고 하룻밤을 잘 요량으로 천천히 마을을 감상하곤 한다. 어떤 사진가들은 이곳을 한국의 산토리니라고 부른다. 정말 산토리니같겠는가마는 가만히 둘러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항구 뒤편으로 커다란 언덕이 있고 이 언덕 위로는 집들이 켭켭이 들어서 있다. 언덕을 따라 들어선 집들의 마당에선 동해가 한눈에 보인다.

이 마을의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와 원색의 슬레이트 지붕, 그리고 고불고불한 길들이 조화를 이루며 때때로 눈부신 광경을 자아낸다. 저녁이 되면 항구 어귀의 작은 선술집에 들어가 싱싱한 회 한 접시에 소주 한 잔을 마신다.

회는 묵호항의 어판장을 이용한다. 묵호항의 어판장은 왠지 모르게 정겹고 믿음이 가는 곳이다. 수협을 통해 경매가 이뤄지는 이곳은 고급 어류보다 잡고기가 많지만 근해에서만 잡아들인 국내산이다. 고기는 모두 새벽녘에 묵호항에 들어오는 배에서 내린다. 수협의 관리로 양식산, 수입산을 속여 팔 수 없다.

어판장을 돌며 마음에 드는 활어를 산 뒤 어판장 한쪽에 있는 칼판 할머니들에게 간다. 칼판 할머니들은 저마다 번호가 있다. 약간의 돈을 주면 오징어고 잡어고 날렵한 솜씨로 썰어준다. 선술집 창밖으로 보이는 겨울 바다와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요즘 심취하고 있는 ‘다이시 댄스’(요즘 파티신을 주름 잡는 일본의 유명 DJ)의 새 앨범보다 감미롭다. 내일은 어디로 갈까?

check point >>

10분 거리에 망상오토캠핑장이 있다. 백사장이 바라보이는 캠핑카에서 분위기 한 번 잡아보자. 겨울철에는 이용료도 저렴해 부담스럽지 않다. 아침에 캠핑카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에 놀라지들 마시고.


Posted by Dun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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