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을 지나 들어선 아파트에는 겨울에도 꿋꿋한 전나무가 늘어서 있다. 푹신한 흙 길을 밟자니 향기로운 나무 내음이 인사를 한다. /조선영상미디어 조영회 기자 remnant@chosun.com

[1년 52주 주말 걷기]

태릉입구역~불암산 산책로~삼육대


①태릉입구역~한천교(1.5㎞/20분)

지하철 7호선 태릉입구역 8번 출입구로 나와 왼쪽으로 유턴하듯 방향을 돌리면 ‘묵동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가서 주황색 바닥의 장미터널 구간을 지난다. 옅은 회색 돌로 지어진 ‘묵2동 공중화장실’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나오는 계단을 내려간 후 왼쪽 중랑천 쪽으로 간다. 중랑천과 만나면 오른쪽 ‘월릉교’ 쪽으로 ‘한천교’가 보일 때까지 걷는다.

②한천교~잣나무산책길(1.5㎞/20분)

한천교 지나 만나는 육교를 건넌 후 왼쪽으로 정자가 있는 빨간 벽돌 계단으로 올라간다. 방음벽으로 길이 갈라지면 방음벽을 왼쪽에 두고 걷자. ‘풍림아파트 113동’ 앞에서는 방음벽을 오른쪽에 두고 중랑천쪽 길로 간다. ‘아이원 102동’이 보이면 방음벽 안쪽으로 들어가는 쪽문을 지나 바닥에 나무가 깔린 길을 따라 왼쪽으로 간다.

③잣나무산책길~서울산업대(1.3㎞/15분)

나무 길이 끝나면 길 건너편에 볼록거울이 보인다. 오른쪽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잣나무길이 길게 뻗어 있다. 잣나무길은 잠시 끊겼다가 ‘영화교회’를 지나 다시 이어진다. 잣나무길이 끝나는 지점의 굴다리를 지나 쭉 걸어가면 서울산업대 정문이다.

④서울산업대~불암산 산책로(1.5㎞/20분)

정문 주차 게이트를 지나 오른쪽으로 ‘대학본부(1번 건물)’를 향해 간다. ‘제2창업보육센터(4번 건물)’를 지나 후문(창의문)을 통과해 오른쪽으로 가다가 ‘효성화운트빌 305동’ 앞에서 건널목을 건넌다. ‘공릉동-불암산 등산로 개설’ 현수막을 지나 산책로로 들어선다.

⑤불암산 산책로~삼거리(4.0㎞/50분)

길을 따라 올라가면 차선 규제봉이 세워져 있는데 그 직전 오른편에 ‘불암산 등산로’ 안내판이 세워진 철조망 문으로 들어간다. ‘불암산 정상’ 쪽으로 계속 가다가 사자성어들이 붙어있는 계단을 다 오르면 길 오른쪽으로 군부대 참호가 있다. 잠시 후 왼쪽에 참호가 하나 더 보이는 삼거리에서 삼육대 방향으로 간다.

⑥삼거리~삼육대(2.0㎞/30분)

쭉 걷다 보면 ‘등산로 없음’ 안내문이 길을 가로막는다. 오른쪽에 삼육대로 들어가는 철조망 문을 지나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면 큰 호수(‘제명호’)가 나온다. 호수를 오른쪽에 끼고 왼쪽으로 내려가다 ‘제명호’라고 쓰인 돌과 나무배 두 개가 있는 삼거리에서 다시 왼쪽으로 내려간다. 다리를 건너 가던 방향으로 쭉 가면 붉은 벽돌건물인 ‘신학관’이 보인다. 그 옆 흰 건물이 ‘백주년기념관’인데 이 두 건물을 등지고 교훈이 써있는 돌을 지나 길을 따라 쭉 가면 학교 정문이다. 왼쪽 육교 아래 버스 정류장이 있다.

◆알고 가면 더 좋아요

●총 걷는 시간: 2시간 35분(쉬는 시간, 캠퍼스 산책시간은 포함하지 않음.)

●총 걷는 거리: 약 11.8㎞

●찾아가는 길: 지하철 7호선 태릉입구 8번 출입구

●돌아오는 길: 삼육대 정문에서 202번(지하철 화랑대, 중화, 회기, 청량리, 제기, 상왕십리, 서울역 경유), 1155·1156번(지하철 화랑대, 태릉입구, 석계역 경유), 1225번(지하철 화랑대, 먹골, 중화역 경유) 버스를 탄다.

●떠나기 전에: 화장실은 전철역과 캠퍼스 안에서 이용할 수 있다. 눈이 오면 산길이 미끄럽다. 등산화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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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마이만큼 한겨울 골퍼들이 몰리는 데도 없다.

해발 335m로 지대가 낮지만 주변에 숲이 울창하고 습도도 낮아 쾌적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어서다.

태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자연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 양도 많다고 한다.

하루 36홀을 돌아도 다른 지역에서 18홀 라운드를 한 것처럼 몸이 가뿐하다고 말하는 골퍼들이 많은 까닭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4개였던 골프장이 8개로 늘었으며 2개 골프장이 추가 건설 중이어서 골프장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골프장 중에서는 전통의 로열 치앙마이GC,그린밸리CC,람푼GC,메조CC를 알아준다.

로열 치앙마이GC(파72,6900야드)는 브리티시 오픈에서 5회나 우승한 피터 톰슨이 디자인한 골프장이다.

치앙마이에서 첫손가락에 꼽힌다.

조금 어렵다는 평이다.

파5 5번 홀은 페어웨이가 오른쪽으로 경사져 있다.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에 떨어지도록 하는 게 관건.오른쪽으로 밀리면 페어웨이를 따라 흐르는 워터 해저드로 직행한다.

서드샷에서도 그린 좌우에 포진해 있는 벙커가 걸린다.

파4 7번 홀은 왼쪽으로 휜 미들홀.세컨샷의 구질 선택이 중요하다.

전방을 가리고 있는 나무를 넘길 것이냐 나무 사이로 빠지는 샷을 구사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한다.

자신의 스윙습관을 정확히 알고 있는 골퍼만이 웃을 수 있다.

파4 13번 홀에서는 세컨샷의 착시현상에 주의해야 한다.

내리막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오르막이다.

한 클럽 여유있게 잡지 않으면 온그린에 실패할 수 있다.

람푼GC(파72,6800야드)는 1990년 개장 5년 뒤 제18회 동남아시안게임이 열린 골프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목이 가득한 골든티크 계곡에 자리해 경관이 빼어나다.

그린 조건이나 주변환경이 우리나라의 산악형 골프장과 비슷하다.

중상급 골퍼들이 재미를 느끼는 골프장이다.

파4 9번 홀은 티샷의 거리조절이 중요하다.

두 개의 연못이 이어져 있는데,두 개 모두 한 번에 넘기기보다 짧게 하나씩 넘겨 파세이브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린 밸리CC(파72,7205야드)는 야자수와 호수가 빚어내는 전망이 좋은 코스로 유명하다.

조니워커클래식을 비롯해 해마다 세계적인 골프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치앙마이 시내에서 20분 거리로 가깝다는 것도 강점.중상급 골퍼들이 좋아한다.

메조CC는 개장한 지 4년된 신생 골프장.과일농장이었던 곳에 조성했다.

그래서 라운드 도중 제철 과일을 맛볼 수도 있다.

그린은 까다로운 편.집중하지 않으면 3∼4퍼트를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퍼트에 자신이 있다면 초보자들도 즐기며 라운드할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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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세계여행 '치앙마이에서 골프미팅' 99만원부터 ]

쿨세계여행(02-7788-111)은 태국 치앙마이 골프여행을 안내한다.

내년 2월22일까지 운항하는 스카이스타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상품을 꾸몄다.

72홀을 도는 4박6일 일정에 99만원부터.내년 1월7.12.18.23.28일,2월2.7.12.17.22일 출발한다.

5성급인 로열 오키드 호텔이나 임피리얼 호텔에서 머문다.

요금에는 왕복항공료,호텔숙박,차량,전일정 식사,18홀 그린피와 캐디피가 포함되어 있다.

유류할증료 및 세금,각종 팁은 별도다.

대한항공 치앙마이 직항편 좌석도 확보해 놓고 있다.

매주 월.화요일 4박6일(72홀)일정으로 출발한다.

금.토요일 출발하는 3박5일(54홀)일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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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기온 영하 47도.그 혹한의 동토를 여행지라며 찾아가는 미친(?) 사람이 있을까.

그곳이 백두산이라면 능히 있을 법하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피를 부르는 이념도,살을 에는 추위도 백두산으로 향하는 마음을 가로막을 수는 없는 법.백두산 천지에서의 새해 해맞이는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

한겨울 백두산 천지 길은 북쪽 능선(북파)을 따른다.

산문 매표소를 지나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천문봉(2670m)으로 향하는 자동차길과 백두(장백)폭포 쪽으로 올라가는 천지길이다.

보통 특수 제작된 설상차를 타고 천문봉 자동차길에 오른다.

해발 2000m를 넘어서면 나무 한 그루 없는 눈밭세상.시선을 위로 하면 백두의 당당한 봉우리가 보이고,아래로는 하얗게 눈덮인 용암구릉이 한눈에 잡힌다.

1시간이면 기상관측소가 나온다.

그 바로 옆이 천문봉이다.

천지와 천지를 빙 둘러싼 16연봉을 배경으로 한 일몰이 장관이다.

천지 기상관측소에서의 하룻밤이 이채롭다.

기상관측소는 중국쪽 백두산 정상에 있는 유일한 숙소격으로 한꺼번에 60명 정도 머물 수 있다.

꽝꽝 얼어붙은 창 밖으로 휘몰아치는 바람소리와 차가운 별빛 아래의 칠흑 같은 어둠이 백두의 신령스러운 기운을 더해주는 것 같다.

천지 해맞이의 감동은 어떤 표현도 사족이다.

새해 첫날 해맞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만 날이 맑기를 기원해야 한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게 천지 일출이다.

두껍게 얼음 언 천지도 밟아보자.천지 눈밭은 영화 '닥터 지바고'의 시베리아 설원 풍경을 연상시킨다.

눈밭에 새해 소망을 적어 놓고 눈트레킹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하산은 트레킹을 겸해 백두폭포쪽 길을 따른다.

천지 물이 유일하게 산 아래로 흘러내리는 계곡 입구인 달문에서 백두폭포와 너덜바위지대를 거쳐 온천지구로 내려선다.

2시간가량 잡는다.

엉덩이썰매를 탈 수 있는 구간도 있어 재미있다.

백두폭포가 과연 절경이다.

해발 2000m 높이에서 68m나 수직 낙하하는 물줄기가 한겨울에도 살아 있다.

폭포 아래 너덜바위를 지나 온천지구까지 1시간가량 걸린다.

온천지구에는 장백산국제관광호텔,천상온천호텔,대우호텔 등이 자리하고 있다.

호텔에 온천탕이 있다.

원탕으로 숙박시설은 없는 노천온천이 따로 있다.

뜨끈한 노천탕에 앉아 설경을 감상하는 맛이 각별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세일여행사, '새해맞이 백두산 일출 트레킹' 상품 선봬

세일여행사(02-737-3031)는 '새해맞이 백두산 일출 트레킹' 상품을 만들었다.

설상차로 백두산 천문봉 백두캠프(기상관측소)로 올라가 눈덮인 백두의 봉우리들과 천지를 구경하며 해넘이를 한다.

이튿날 새해 해맞이를 한 뒤 1시간가량 백두산 천지 트레킹을 즐긴다.

얼음집 체험을 하고 하산길에 온천욕도 겸한다.

위황궁,문화광장,위만주부팔대부 등 장춘의 관광명소에도 들른다.

3박4일 일정으로 오는 30일 출발한다.

1인당 105만원.팁과 선택관광 프로그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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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해를 맞아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소망을 기원하는 이들이 전국 각지의 해돋이 명소를 찾는다.

현대호텔 울산이 인파로 북적대는 간절곶 대신 호텔 인근의 아름다운 방파제에서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패키지를 12월 31일 마련한다.


1월 1일 아침 6시 40분에 호텔 리무진 버스로 5분 거리의 미포만 방파제로 이동해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맞을 수 있는 패키지로 스탠더드 객실, 떡국 및 차 제공, 소원 풍선날리기, 체크 아웃 연장(오후 2시까지), 수영장 무료 이용, 사우나 50% 할인, 클럽 하바나 20% 할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패키지 이용 고객에게는 가훈을 증정할 예정이다. 가격은 14만 원이다.

한편 내년 2월 말까지 특급 호텔의 시설을 최고 70%까지 할인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동해안 겨울바다 윈터 패키지를 선보인다. 스탠더드 객실 이용과 조식 뷔페(2인)로 구성되며 수영장 무료 이용, 사우나 50% 할인, 제과점 및 클럽 20% 할인, 체크 아웃 연장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가격은 10만 원(이상 세금 및 봉사표 포함)이다. 052-251-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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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새해 해돋이 명소로 어디가 가장 인기 있을까?

웹투어(www.webtour.com)가 2008년 새해 해돋이 상품 예약자 현황과 지난해 현황을 종합한 통계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76%가 동해안 지역을 선택했고, 남해안이 18%, 서해안이 6%였다.


동해안에서는 정동진, 동해 추암, 간절곶 등의 순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았거나 방문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경포대, 화진포, 영덕 강구항 등도 그 뒤를 이어 선호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한편 산 정상에서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태백산은 동해안 방문자의 6%를 차지했다.

남해안에서는 여수 오동도와 거제 외도를 가장 많이 선호했는데, 이곳은 해돋이와 더불어 섬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서해안에서는 당진에 위치한 왜목마을이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가장 인기를 끌었다.

한편 웹투어는 무박 2일 일정의 정동진 신년 해돋이 상품을 3만9천 원에 내놓았다. 해돋이를 감상한 후에 전나무 숲길을 따라 오대산 월정사까지 산책하는 일정이다. 02-2222-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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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해맞이길

위쪽 전국을 통틀어 이처럼 멋진 풍력 발전기를 볼 수 있는 곳은 단 세 군데뿐이다. 대관령과 제주도 그리고 바로 7번 국도의 영덕 해맞이길이다.

추억의 포구, 남애항

삼척의 초곡항, 강릉의 심곡항과 더불어 강원도 3대 미항으로 손꼽혔던 남애항은 이제 더 이상 미항이 아니다. 작고 아름다웠던 미항에 시멘트를 붓고 콘크리트로 벽을 올려 그 몰골이 소름 끼칠 정도다. 과거 남애항은 항아리처럼 움푹 팬 모습의 아담한 항구였다.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영화 <고래사냥>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 미항은 영화의 대미를 아름답게장식했었다. 2년 전, 마지막으로 찾았을 때만 하더라도 남애항은 미항의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옛 모습은 차취를 감추고 말았다.

미항은 사라졌지만 미항을 따라 새롭게 뚫린 해안도로는 아름답다. 이 해안도로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서쪽 하늘로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해안도로의 풍경은 마치 ‘피시 만즈’(일본의 인디 밴드)의 몽환적인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한다.

check point>> 커다란 방파제 끝에 있는 하얀 등대는 베스트 포토 존이다.

사람도 배도 하룻밤 묵는 포구, 묵호항

묵호항에 가면 언제나 방을 잡고 하룻밤을 잘 요량으로 천천히 마을을 감상하곤 한다. 어떤 사진가들은 이곳을 한국의 산토리니라고 부른다. 정말 산토리니같겠는가마는 가만히 둘러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항구 뒤편으로 커다란 언덕이 있고 이 언덕 위로는 집들이 켭켭이 들어서 있다. 언덕을 따라 들어선 집들의 마당에선 동해가 한눈에 보인다.

이 마을의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와 원색의 슬레이트 지붕, 그리고 고불고불한 길들이 조화를 이루며 때때로 눈부신 광경을 자아낸다. 저녁이 되면 항구 어귀의 작은 선술집에 들어가 싱싱한 회 한 접시에 소주 한 잔을 마신다.

회는 묵호항의 어판장을 이용한다. 묵호항의 어판장은 왠지 모르게 정겹고 믿음이 가는 곳이다. 수협을 통해 경매가 이뤄지는 이곳은 고급 어류보다 잡고기가 많지만 근해에서만 잡아들인 국내산이다. 고기는 모두 새벽녘에 묵호항에 들어오는 배에서 내린다. 수협의 관리로 양식산, 수입산을 속여 팔 수 없다.

어판장을 돌며 마음에 드는 활어를 산 뒤 어판장 한쪽에 있는 칼판 할머니들에게 간다. 칼판 할머니들은 저마다 번호가 있다. 약간의 돈을 주면 오징어고 잡어고 날렵한 솜씨로 썰어준다. 선술집 창밖으로 보이는 겨울 바다와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요즘 심취하고 있는 ‘다이시 댄스’(요즘 파티신을 주름 잡는 일본의 유명 DJ)의 새 앨범보다 감미롭다. 내일은 어디로 갈까?

check point >>

10분 거리에 망상오토캠핑장이 있다. 백사장이 바라보이는 캠핑카에서 분위기 한 번 잡아보자. 겨울철에는 이용료도 저렴해 부담스럽지 않다. 아침에 캠핑카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에 놀라지들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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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한국이라면 알록달록 차려입은 스키어들과 신나는 음악소리로 번잡스러워야 할 스키장이 너무나 조용하다. 리프트 줄도 없다. 시간이 멈춘 듯 한 새하얀 세상,홋카이도 클럽메드 사호로 빌리지다. 인천공항에서 삿포로공항까지 비행기로 2시간30분,다시 기차를 타고 신도쿠역까지 1시간40분,또다시 버스로 25분….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그곳엔 스키어들의 로망인 푹신하고 뽀송뽀송한 '겨울'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시간 0초.

리프트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일본 최북단 섬 홋카이도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슬로프는 5개의 상급자 코스,2개의 중급자 코스,8개의 초보자 코스로 구성돼 있다. 모든 슬로프가 하나의 정상에서 만나기 때문에 실력이 다른 일행도 라이딩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스키장처럼 현란한 광고판도 없다. 흥을 돋우는 댄스음악도 스키어들의 가장 큰 적인 '인간 장애물'도 없다. 오로지 밀가루처럼 부드럽고 뽀송뽀송한 눈과 하얀 나뭇가지가 매력적인 자작나무가 슬로프를 지킬 뿐이다.

초보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건 슬로프 경사도 모글도 아닌 바로 사람.다른 스키어들이 조금만 가까이 있어도 저길 어떻게 피해가야 하나 엄두가 나질 않는다. 실력자들이 씽씽 지나가는 소리만 나도 넘어지기 일쑤다. 하지만 사호로 빌리지는 '슬로프를 나 혼자 대여했나' 싶을 정도로 한산하다. 아무리 넓게 턴을 하고 속도를 내도 누군가를 방해한다거나,누군가에게 방해받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하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실력보다 훨씬 턴이 잘된다. 솜사탕처럼 가볍고 푹신한 눈 위에서 그야말로 미끄러지듯 슬로프를 내려간다. 사호로 빌리지의 가장 큰 장점은 실력에 맞춰 강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추가비용은 없다.

본인이 원하는 시간과 레벨에 맞춰 전날 신청하기만 하면 GO(현지 리조트 상주직원)들이 친절하고 체계적인 강습을 해준다. 한국인 스키ㆍ보드 GO도 4명이나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대한 부담도 없다. 사호로의 밤은 유독 일찍 찾아온다. 북위 43도.한국보다 위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오후 4시만 돼도 푸르스레 어둠이 깔린다. 리프트도 3시25분이면 문을 닫는다.

하지만 한산한 슬로프를 신나게 누볐기에 아쉬움은 덜하다. 낮 동안 찬바람을 쌩쌩 가르며 스피드를 즐긴 후엔 따뜻한 온천이 그만이다. 사호로 빌리지엔 두 개의 온천이 있다. 하나는 '오푸로'라 불리는 대중 온천이다. 자그마한 사우나도 있어 운동 후 땀을 빼고 피로를 풀기에 제격이다. 뜨거운 탕에 들어가면 뼛속까지 따뜻함이 스며든다. 또 다른 온천은 직경 2m 정도 둥근 목조 야외탕에서 즐기는 '캐나다식 배쓰'.몸은 따뜻한 물속에 담그고 얼굴은 홋카이도의 바람을 맞으며,다이아몬드보다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는 경험은 무척 색다르다. 남녀가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수영복을 꼭 준비해야 한다. 좀 더 일본의 온천을 즐기고 싶다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외부온천을 다녀올 수 있다. 사호로의 또 다른 매력은 식탐을 자제할 수 없게 만드는 음식.하얀 슬로프가 훤히 내다보이는 통유리가 있는 레스토랑에 아침 점심 저녁,그리고 일정 내내 새로운 뷔페음식이 차려진다.

섬 지방답게 해산물이 싱싱하다.

낙농업이 발달한 홋카이도 특산 치즈도 10종에 달한다.

레몬즙을 뿌린 생굴을 입에 넣으면 한 입 가득 바다를 마신 기분이다.

어른 손바닥만한 가리비도 쫄깃쫄깃 고소하게 혀 끝을 유혹한다.

보통 뷔페라면 얼음인지 생선인지 모를 참치회도 갓 잡아 뜬 듯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 없어진다.

삿포로 생맥주도 빼놓으면 안 되는 맛이다.

재미있는 것은 맥주를 따르는 기계다.

컵을 기계 위에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잔이 기울어진다.

맥주가 넘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절묘하게 컵을 세워 부드러운 거품을 찰랑찰랑하게 채운다.

양껏 먹다보면 3~4일 새 몸무게가 2~3㎏는 늘어나니 조심할 것.

하지만 아무리 배가 불러도 생략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상큼한 디저트다.

치즈케이크,딸기 무스,생과일 생크림 등 달콤한 케이크가 눈을 먼저 매혹시킨다.

망고,파파야,패션푸르츠 등 열대과일도 실컷 먹을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이유식도 따로 준비돼 있다.

사호로의 밤은 너무나 덥다.

물론 빌리지 밖은 손발이 꽁꽁 얼 정도로 춥지만 '크레이지 사인'(crazy sign)이라는 댄스파티가 열리는 극장과 바는 발리나 푸껫의 한여름 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우선 흥을 돋우는 것은 매일 밤 새로운 'GO쇼'.수준급 배우로 변신한 GO들이 어른도 푹 빠질 만한 뮤지컬,마술쇼 등을 선사한다.

파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드레스코드.파티 컨셉트에 맞지 않더라도 눈치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엘레강스,화이트 등 그날 그날의 드레스 코드를 맞춰 입으면 흥겨움은 배가 된다.

그렇게 감추고 싶던 살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쫄티,한국에선 남의 눈치 보느라 시도해보지 못했던 푹 패인 드레스,핫팬츠도 과감히 입어보시길.작은 일탈이 여행의 쾌감을 200% 충전시켜준다.

점잔 빼고 다른 사람 눈치 볼 것 없다.

라이브 밴드의 생기 넘치는 음악과 GO들의 댄스 동작에 몸을 맡기면 될 뿐.한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마카레나' 춤처럼 따라하기 쉽고 신난다.

춤이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몸치'들도 저절로 디스코 리듬에 올라탈 수 있다.

다양한 국적,연령의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와인,칵테일,생맥주 등 음료와 간식은 모두 무료다.

설원의 스포츠가 지겨워 질 때면 실내스포츠를 즐기자.클럽메드엔 24시간 운영하는 피트니스센터와 탁구장,그리고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하는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은 통유리로 만들어져 은은하게 햇살이 들어온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여유롭고 한가한 수영을 꿈꾸던 사람이라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물도 미지근해 추위 때문에 겨울 수영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요가,스트레칭,댄스 레슨,스쿼시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으니 "본전 뽑는다" 생각하고 골고루 참여해 보시길.초콜릿ㆍ가면 만들기,일본 전통 보자기인 후로시키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클래스도 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눈부신 겨울 풍경에 푹 빠지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와 고단함은 하얗게 지워진다.

아무도 밟지 않은 포근한 눈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꾹꾹 남기고 돌아보자.2007년 끝자락,추억으로 물든 한 해를 회상하듯…

사호로(日 홋카이도)=이명림 기자 jowa@hankyung.com

사호로 빌리지 스키상품 ‥ 3박4일 159만1000원

클럽메드코리아(02-3452-0123,www.clubmed.co.kr)는 홋카이도 사호로 빌리지 스키상품을 선보였다.

대한항공으로 내년 1월에 출발하는 4박5일 일정은 181만원,3박4일 일정은 159만1000원이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 스키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봄방학 기간에 맞춰 열리는 '뽀로로 스키캠프'가 좋다.

한번도 스키를 타보지 않은 아이라도 GO가 부츠 신는 법부터 가르쳐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강습은 4세 이상 어린이부터 신청할 수 있다.

실제 사람만한 '뽀로로'와 함께하는 스키캠프는 어른 128만원,4~11세 89만원,2~3세 59만원.2월24일부터 3월19일까지 총 6회 진행된다.

한편 사호로 빌리지는 올해 개장 20주년을 맞아 객실,식당,부티크숍 등 리조트 전체를 리뉴얼했다.


Posted by Dun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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